크리스찬 타임스 연재. 제114회.

“인간의 힘으로 불가항력인 카트리나 현장과 봉사자”
2006년 5월 뉴올리언스와 빌락시에서 사역을 하게 되었는데 그 곳은 작년에 카타리나 허리케인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렸는데 거의 10개월이 되어 가는데도 복구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떤 도시는 아무도 살지 못하는 폐허로 변해 있었고 그 지역의 10번 후리웨이를 달리는데 아직까지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하이웨이 90번 도로의 다리는 허리케인으로 인해 마디마다 동강동강 잘라져서 비스듬히 누워 있었고 물에 아주 잠긴 부분도 보였습니다.
고층 빌딩 카지노도 3층까지 강한 허리케인으로 파괴되어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고 골격만 남아 험상궂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천재지변은 인간의 힘으로 불가항력임을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바닷물은 탁한 색깔로 넘실거렸고 나무들의 밑 둥이 물에 잠겨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은 나무가 너무 많았습니다.
또한 교회도 침수되어 예배를 드릴 수 없을 만큼 망가졌지만 각 지역에서 후원금이 들어와서 어느 정도 수리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교인들이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이 강퍅해져서 서로 인사도 않고 시기 질투로 떠난 사람들이 많아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갈등해 온 교회는 결국엔 두 파로 나뉘어 싸우다가 목사님이 떠나시고 다른 목사님이 오셨는데 우리는 문제의 주인공인 장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장로님은 이제 교회를 다시 세우는 일에 열심을 다하며 나머지 삶을 드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번 이 곳에서 사역을 할 때 들은 이야기도 있던 터라 남편은 장로님께 따끔한 말로 권면의 말을 했습니다.
“장로님이 다시 교회를 세우신다면 실패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주님이 친히 세우시는 것입니다. 장로님께서는 목사님을 잘 섬기시고 실족한 영혼들을 주의사랑으로 보살필 때 비로소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장로님은 어떤 모양으로든 목사님 마음을 괴롭게 해서 떠나신 것이기에 장로님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교회가 회복될 것입니다. 앞에 나서서 지시하는 장로가 아니라 제일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장로님이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성령님께서 함께하시는 분명한 증거는 어떠한 말을 해도 죽을죄인 것 같이 아무 말도 못하고 겸손한 자세로 다 들으면서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고린도교회에 분쟁이 있음을 들은 사도 바울은 편지로 권면하였습니다.
“깨어 믿음에 굳게 서서 남자답게 강건하여라 너희는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고린도전서 16:13-14)

이 지역의 큰 미국 교회는 작년 허리케인 이후 각 지역에서 헌신된 봉사자들이 모여들어 교회에서 먹고 자면서 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이 무너져서 주거지가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자비량으로 집을 수리해 주고 또한 무료로 치료해 주는 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진료해 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참된 경건의 실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운 곳도 아닌 타주에서 벤과 승용차로 또는 RV로 몰려 온 아름다운 사랑의 발걸음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교회 바닥에 메트리스를 깔고 슬리핑 백에서 잠을 잤습니다.
더운 날씨도 아랑곳 하지 않고 땀 흘려 일을 하며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젊은 사람 나이 많은 사람 여자 남자 섞여서 말없이 기쁨으로 봉사를 하는 그들을 하나님께서 복으로 갚아 주실 것이라 믿어졌습니다.
저녁이 되면 교회로 모여들어 음식 만드는 봉사자들이 만들어 주는 저녁을 먹고 함께 미팅을 하고 빈자리 없이 깔아 놓은 잠자리에서 함께 잤습니다.
그들은 좋은 환경에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일 텐데 기쁨으로 고생을 자처하는 그들에 마음을 움직이신 분은 하나님이 분명했습니다.
위스콘신에서 오신 머리가 백발인 어떤 할머니는 일할 수 있을 때 봉사하고 싶어서 비행기를 타고 혼자 오셨다고 했습니다.
우리 한인으로서는 생각도 못할 일을 기쁨으로 돕고 계셨습니다.
나이가 들면 대접이나 받으려 하고 편한 것만을 찾는데 의외로 미국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남을 돕는 일에 헌신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허리케인 났을 때 의료 봉사를 했던 작은 아들과 며느리에게 올해도 또 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바쁜 가운데서도 우리가 온 것도 모르고 휴가를 받아 그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같은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는 부모와 의료봉사를 하러 온 자식이 주님의 일로 만나게 된다는 기쁨과 감격은 형용할 수 없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교회로 치료 받으러 오는 환자들을 바쁘게 진료하는 아들과 그 일을 도와주고 있던 며느리를 반갑게 만났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세상 것에 유혹되어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살고 있지만 이들의 마음가운데 남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으로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 부모의 마음과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하나님께 드리며 젊음을 가치 있고 보람 있게 살아가는 아들의 마음은 동일했습니다.
우리가정을 쓰시기 위해 많은 연단의 과정을 겪게 하셨던 것은 힘들고 아픈 경험들이었지만 뒤 돌아보면 모두가 필요했던 순간들이었고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봉사 활동이 끝난 후 아들과 며느리는 RV 에서 자겠다고 찾아왔습니다.
찜통같이 더운 RV에서 자는 것이 우리는 익숙해 있지만 그들이 너무 더울 것 같아서 모텔로 가서 자라고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RV에서 자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조금도 불편해 하거나 덥다 하지 않고 오히려 괜찮다고 엄마 아빠를 위로해 주는 아들과 며느리가 기특했습니다.
부모가 사역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몸과 마음으로 느낀 그들은 앞으로 더욱 검소하게 절약하며 모은 물질을 남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돈을 버는 목적은 자신들 보다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들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자랑하는 자는 주안에서 자랑할지니라.”(고린도후서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