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타임스 연재. 제155회

“친정을 돕다가 가정을 망친 아내”
미국 서북부에 있는 몬타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네브라스카, 아이오와주는 한인 인구가 별로 많지 않고 유학생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어느 교회든지 목사님께서 최선을 다해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시며 노력하고 계셨습니다.
오 목사님은 사우스다코타와 아이오와에 있는 두 교회를 오전과 오후 그 곳에 있는 유학생들을 위해 1시간30분 거리를 오가며 예배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집회를 하는 날이 마침 추석 명절이라고 몇 명 안 되는 성도님들이 한국 음식과 떡을 정성껏 만들어 학생들을 대접하는 날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찬양으로 예배는 시작되었고 간증을 하였는데 아직 그들의 신앙상태는 어린아이 같아서 인지 어수선 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교회로 가서 오후 예배를 인도하셔야 하기에 급히 서둘러 떠나야 하는 고충이 있었습니다.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알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예배 생활이 아니라 예배를 통해 주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는가가 더욱 중요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모두들 어둡기 전에 집으로 가야 한다고 서둘러서 전하지 못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설교를 통해 복음을 전하셨을지라도 그 진리의 말씀을 믿지 않으면 그들의 영혼은 아직도 구원을 받지 못한 상태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저희와 같이 우리도 복음 전함을 받은 자이나 그러나 그 들은바 말씀이 저희에게 유익되지 못한 것은 듣는 자가 믿음을 화합지 아니함이라”(히브리서 4:2)

또 다른 도시는 대학교가 있어서 유학생들이 30-40명씩 철새같이 모여들어 예배 후 점심을 먹여야 하는데 한인 가정이 별로 없어서 점심 대접이 힘든 안타까운 현실을 보았습니다.
목사님은 그들이 예배를 드리는 동안 복음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기쁨을 갖게 되고 헌신 자들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목회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비전을 갖고 사역을 하시는데 함께 희생하며 섬길 성도들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동안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가정이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이 지역을 떠나려고 한다며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여 그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 분은 마취과 의사로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으며 아주 좋은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일본식당을 차려서 잘 운영하고 있었는데 몇 달 전에 라스베가스에 종업원 80명이나 되는 일본식당을 또 인수하여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잘 되던 이 지역의 식당까지 빼앗기게 되었다고 한숨을 쉬며 괴로워했습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야고보서 1:15)
집안 살림은 한국의 친정어머니가 오셔서 하고 계시는데 믿음 좋은 권사님으로 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했습니다.
이야기인즉 친정 때문에 일이 커지고 엉망이 된 것이었습니다.
잘살던 친정에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나서 망한 후 큰딸로서 동생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동생들이 어린 것도 아니고 결혼하지 않은 30-40이 넘은 남동생 둘과 여동생이 있는데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그 남편은 불만이 커져 갔던 것입니다.
친정일로 부부 관계에 금이 가면서 급기야 3년 전 부터는 화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남남처럼 살아오고 있는데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지금이라도 아내가 잘못을 인정하고 돌아온다면 받아 줄 용의가 있지만 아내의 높은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자신이 너무 똑똑하여 남편의 의견을 무시한 채 망한 친정만 돕겠다고 일을 크게 벌리다가 진 빚이 백만 불이 넘는다고 했습니다.
친정어머니인 권사님도 딸과 동조하여 잘 될 것이라고 방관하고 그냥 기도만 했다는 것입니다.
그 권사님은 그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자신은 믿음이 있어서 걱정이 없고 마음이 평안해 찬양을 하며 지내노라고 했습니다.
사위와 딸이 서로 불화한 것은 순전히 친정 때문이고 그들은 지금 사면초과에 몰려서 괴로워하고 있는데 친정어머니로서 너무 잘못하고 있어서 따끔하게 권면을 했습니다.
기도하며 영적으로 깨어 있던 그 권사님이 잠시 돈에 현혹되어 일이 이토록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음이 대화가운데 드러났습니다.
다 큰 자식들이 자신의 일은 자신들이 꾸려나가며 자립하도록 기도하는 어머니가 되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딸의 가정을 위해 딸에게 단호하게 경고하고 딸집을 떠나 한국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문제의 해결이 빠를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자신만만하던 권사님은 끝내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눈물로 회개를 하며 딸의 가정을 위해 떠나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부모라도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히려 사업이 잘 되지 않은 것이 그 가정의 신앙생활과 부부관계를 위해서 영적인 믿음으로 보면 잘 된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디모데전서 6:9)
콧대가 높은 아내가 쫄땅 망했으니 남편에게 면목이 없어야 고개를 숙이고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믿어졌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가 가히 짐작 할 수가 없기에 이 문제를 성령님께 맡겨 드리며 계속 중보기도 대상으로 마음에 두었습니다.
또 젊으신 목사님께서 유학생들을 돌보시고 기쁨으로 감당하시며 사역하시는 그곳에 하나님의 눈길이 머무셔서 재정적으로 어렵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