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타임스 연재. 제223회.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RV가 파킹되어 있는 월맛에서 가까운 어떤 교회로 갔는데 정문에서 어느 집사님이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나성영락교회를 다니다가 7년 전에 달라스로 이사 와서 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며 우리가 RV타고 복음을 위해 떠났다는 것은 알았지만 10년 후 이곳에서 만나니 너무 기쁘다고 했습니다.
우리 간증을 다니는 교회에 소개하고 싶어 했지만 큰 교회에서 갑자기 일정을 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서 사양을 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 지역이 개발되면서 한인 인구가 증가하여 자연히 교회가 부흥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도해서 부흥한 것이 아니라 수평이동으로 하늘나라는 하나도 확장되지 않고 방석이동으로 갑자기 큰 교회가 된 것이었습니다.
교회가 크다고 소문이 나면 교인들이 자꾸 몰려가서 자연적으로 작은 교회는 더 교인의 숫자가 줄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무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여든 교인들의 영적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구원의 확신도 없이 그냥 예배드리고 찬양과 친교로 만족하면서 교회 생활 즉 종교 생활을 하는 교인 수가 많은 것이 안타까운 것입니다.
열심히 새벽기도도 나가고 목사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고 교인들과 친교도 나누는 정도가 참된 믿음 생활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교인들에게 아직 구원 받지 못했음을 일깨워 주고 성경적 복음을 전하면 쉽게 깨닫고 복음을 믿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복음을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을 온 마음을 다하여 믿음으로써 구원의 확신을 갖는 것의 차이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에베소서 2:8-9)

6년 전에 집회를 했던 교회에서 다시 불러 주셔서 갔는데 목사님과 사모님이 거의 탈진된 상태로 목회의 어려움을 겪고 계셨습니다.
지역적으로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인데 교인들의 직업은 대부분 도넛을 만들어 아침 장사를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도넛을 만들면 아침부터 손님이 오고 오후 2시경이면 끝나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나마 신앙이 있는 분들은 오후 1시 예배를 드리러 오지만 대부분 빠지기가 부지기수라고 했습니다.
교회에 온 교인들도 주일이니까 습관적으로 예배드린다는 것에 만족할 뿐 별로 기쁨도 감격도 없는 듯 했습니다.
월요일에 목사님께서 함께 심방을 다니기를 원하셔서 도넛가게 몇 군데를 찾아 가면서 목사님께서 솔직한 마음이라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심방을 가서 교인들에게 은혜를 주고 신앙생활을 잘 하라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목사인 내가 영적으로 충만하여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을 갖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와 함께 다니면 힘도 나고 도전을 받게 되어 은혜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전도를 어떻게 하는지 또는 실족된 영혼에게 무어라고 대화를 꺼내는지 듣고 배우게 되어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목사님의 권위를 내려놓고 평신도인 우리에게 배우시려 하시는 모습을 보며 솔직하고 순수하심에 오히려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어떤 도넛가게를 갔는데 아내가 출산을 하여 나오지 못하는데 종업원도 없이 혼자서 그 많은 일을 하는 젊은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끝나자마자 집에 가서 2시간 자고 두 곳을 다니며 파타임 일을 하며 밤늦게 집에 와서 또 2시간 정도 자고 새벽 2시에는 도넛가게에 가서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갈 시간이 없다는 그 분이 왜 그렇게 사는지 삶이 이해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 그래도 물어 보았더니 돈을 벌기 위함보다도 자신이 이렇게라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곳으로 일을 하러 가야 하므로 시간이 없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부모님 병원비 때문이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젊은 분의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으며 굉장히 피곤한 모습으로 말을 하면서 그래도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며 자신을 이해하여 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교회에 나가지 못하지만 언제인가 자신도 신앙생활을 하며 살고 싶다고 하는데 우리는 마음이 먹먹해 왔습니다.
그 언제가 되기 전에 너무 피곤에 지쳐서 쓰러질 것만 같아 보이는 그 분에게 안타까운 마음 뿐 가진 것이 없는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가난하지만 불평불만 없이 가장으로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가정과 부모님까지 책임감을 느끼며 열심히 살아가는 그 젊은 분을 축복해 달라는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비록 교회는 나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실망하지 않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그 분에겐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뿐이었습니다.
오늘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길이 열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기회를 주신다고 믿습니다.
“오직 나의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한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
욥도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환경을 바꾸시고 삶의 모든 것에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면 언젠가 그 분의 뜻 안에서 승리의 삶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편 1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