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풍성한 대로”
우리가 처음 떠난 2002년도만 해도 그리 많지 않던 RV가 이제는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행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기에 관광지를 돌며 노후를 즐기는 사람들과 방학이 되면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가족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부부는 복음을 전할 수단으로 RV를 이용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파킹 하는 것과 물입니다.
대부분 RV캠핑장으로 가는데 우리는 매일 같이 돈을 주고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외진 길에서 자거나 주로 월마트 파킹랏을 이용했습니다.
물은 며칠 쓰면 없어지니까 세수도 한 컵의 물로 했으며 샤워는 그 지역에 있는 YMCA를 이용했습니다.
교회에서 주시는 사역비는 그 교회에 감사 헌금으로 도로 드리고 오직 은혜 받은 성도들의 손길을 통해서 공급하는 물질로 감당했습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립보서 4:11-12)
하나님께서 일하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않는다고 하심 같이 사역하는데 필요한 물질은 언제나 때를 따라 공급해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 확장이 가장 귀한 가치임을 깨달은 자들은 어떤 형편에서든 자족할 줄 알기 때문에 생활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디모데전서 6:7-8)
사역을 하던 중 어떤 사모님이 너무 물질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적지만 우리의 가진 것을 나누며 간증을 했습니다.
고난의 자리 낮아짐의 자리는 한마디로 고통이었지만 낮은 곳에 물이 고이듯이 우리 심령이 낮아질수록 주님의 은혜가 임함을 경험했습니다.
성령 충만은 부유 한데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족을 느끼고 심령이 가난 한데서 얻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의 바닥은 오로지 주님만 바라볼 수 있는 곳임을 알았습니다.
환경은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약할 때가 곧 강함이라”고하신 말씀대로 독수리 날개 침 같이 주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주안에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동역자가 됨을 감사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더욱 힘내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자를 통해서도 일하심으로 그 사모님 마음에 위로와 도전이 되었다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며칠 후 순복음 교회 금요 예배 때 여자 전도사님이 얼마나 은혜롭게 찬양을 인도하시는지 간증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녁 8시부터 찬양한 후 새벽 1시까지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철야하는 마음으로 간증을 했는데 모두 가지 않고 아멘으로 화답하며 눈물 흘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나이 드신 권사님은 귀한 사역을 한다고 기도와 물질로 돕고 싶다고 봉투를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늦게 까지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교회 마당에 세워둔 RV로 왔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찬양하던 전도사님이 집으로 향하는데 하나님께서 마음에 부담을 주셔서 도저히 집으로 갈 수 없어 가방에 있는 돈 다 드린다고 주고는 가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아시기 때문에 며칠 전 사모님께 드린 것 이상으로 공급해 주셨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립보서 4:19)
계속되는 집회로 인해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부르시는 곳이면 달려가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200마일을 달렸습니다.
새벽예배가 끝난 후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아침 식사를 하자고 하여 미국 식당으로 갔습니다.
목회 현장에서 겪으신 어려움을 진솔하게 이야기를 하시면서 마음의 상처로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인데 많은 기대가 되고 위로 받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식사 후 YMCA에 가려고 하는데 이곳에 사우나가 있다고 티켓을 주시면서 그곳에 가서 피곤한데 좀 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사우나 안에는 아침부터 할일 없는 여자들이 노닥거리고 먹고 자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불쌍하고 한심스러웠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에 대해 말해 주고 싶어서 가까이 갔지만 자기들끼리 세상 이야기에 도취되어 모른 척 하며 더 크게 떠들었습니다.
예수님의 외침과 같이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종말에 대한 말씀이 경종을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간증 시간이 되기 전 교회 마당에 파킹하고 있는 RV로 어떤 권사님이 탐스러운 붉은색 장미 꽃다발을 들고 오셨습니다.
우리가 이 교회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반가운 얼굴로 웃으며 맞아 주셨습니다.
이민 초기에 우리가 겪은 어려웠던 삶의 간증이 많은 위로와 감동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특별히 사모님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많은 도전과 위로를 받았다고 하시며 좀 더 인내하며 사모의 역할을 잘 감당하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마음이 완악한 사람들로 인해 목회 현장에서 아프고 고통스러워 떠나고 싶고 늪에 빠져 있던 사모님이 위로 받고 힘을 얻었다니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 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고린도후서 4:8)
소그룹으로 모이는 목장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대화를 하는 가운데 구원의 확신이 없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의외로 믿음이 있어 보이는 한 분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경험이 없다고 시인을 하면서 구원받은 줄 착각하고 살았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교회에 나온 지 2년 되었다는 형제는 천국과 지옥이 믿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천국을 갈 수 있느냐고 반문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차근차근하게 인용하면서 이해가 되도록 복음을 설명했더니 무릎을 탁 치면서 “ 아! 믿어지네요.”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린도전서 12:3하)
누구든지 마음으로 믿고 입술로 예수를 주라고 고백했다면 성령님께서 역사하신 것이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자신들의 구주와 주님을 영접한 네 명으로 인해 모두 기뻐했지만 목자로 섬기는 집사님은 더 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서로 축하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 사람이 만일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누가복음 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