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타임스 연재. 제103회. RV에 복음을 싣고

“어떤 힘이 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선교지로 부르는 것일까”
2006년 1월 우리가 LA에서 사역을 하고 있을 때 후로리다에 있는 병원의 ER Dr.인 작은 아들과 며느리가 휴가를 내고 왔습니다.
멕시코에 의료선교를 하러 가기 위해 온 것입니다.
불과 3 주 전에 첫 아기가 유산되어 실의에 빠져있던 아들 부부는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계획되었던 선교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LA에 왔다는 것 입니다.
유산으로 인한 마음의 아픔 때문에 식욕을 잃고 눈물로 지내던 아들과 며느리를 위로하며 가슴에 파묻혀 눈물 흘리는 며느리가 안쓰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안아주고 등을 쓸어 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하지만 젊은 아이들이 이렇게 슬퍼하는 것은 한 생명의 귀중함을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깝게 여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아들과 며느리는 우리가 전도할 때 타고 다니는 차를 이번에는 꼭 바꿔야 한다고 사러 가자는 것입니다.
전부터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작은 차 Honda Civic 이 위험하다고 다른 차로 사 주겠다는 것을 사양했는데 이번에는 막무가내로 사러 가자는 것입니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간절한 말로 우리를 설득했습니다.
그 차는 사역 초기에 RV를 타고 전도 현장에 갔을 때 파킹 하는 것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본 전도 대상자가 선물로 준 차이기에 쉽게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중고차라 몇 년을 타다보니 거의 망가졌지만 하나님께서 첫 번째로 공급해 주신 것이라 더 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들 내외는 더 이상 부모들이 위험하게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의사로서 버는 수입을 불쌍한 자들을 위해서도 쓰지만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도 써야 한다며 떼를 썼습니다.
몇 달 후에 사역하러 후로리다에 가면 그 때 사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결국 아들 내외는 결심대로 멕시코 선교를 떠나기 전에 제법 사이즈가 크고 새 차 같이 보이는 2년 된 중고차를 사주었습니다.
부모를 위해 효도를 지나치게 막는 것도 부모 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받긴 받았지만 아들, 며느리의 깊은 배려에 마음이 쨘했습니다.
자식으로 인해 마음 고생하는 부모들도 많은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충성 하며 물질과 시간을 드리는 삶이 얼마나 감사 했는지 모릅니다.
또한 하나님의 축복 안에서 형제간에도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음도 감사했습니다.
“내가 어려서부터 늙기까지 의인이 버림을 당하거나 그 자손이 걸식함을 보지 못하였도다”(시편 37:25)
부모가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 때에 자녀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생활 태도로는 자녀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아들은 우리에게 튼튼한 차를 사주고 멕시코 선교를 가면서 Honda Civic을 타고 갔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의 손길을 통해 공급해 주신 차를 마지막으로 선교지에서 사용하고 싶다며 밝은 얼굴로 떠나는 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리라 생각했습니다.
Sleeping Bag 2개를 차에 싣고 떠난 아들과 며느리는 일주일 후 돌아와서 선교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면서 너무 마음 아파했습니다.
그곳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하는 그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잘 먹고 사는 것도 미안하다는 것입니다.
그곳에 의료 선교하러 온 의사들은 대부분 나이 많은 분들인데 아들만 젊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면서 의료 선교는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마침 선교지에 왔던 UCLA 대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 그들도 메디칼 공부를 하고 싶다는 도전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학생들은 3개월 후 선교를 다시 오려고 하는데 그때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해서 LA에 있는 친구 의사들에게 부탁하여 못 간다고 하면 자신이 다시 가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힘이 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선교지로 부르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들이 레지던트를 할 무렵 “밤샘을 하는 힘든 공부지만 자신도 부모님들처럼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 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 우리가 한말을 그대로 받으시는 분임을 절실히 경험하고 있다고 교회에서 간증할 때 마다 아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이니”(히브리서 11:1)
자신이 버는 돈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세상에 버림받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서도 쓰겠다는 기특한 말을 자주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알고자 늘 기도하며 좋은 일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며 하나님께 영광 드리고 싶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자신의 쾌락을 좇아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데 성실하게 정직하게 살아가도록 그 마음을 주장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아이티에 지진이 나기 전부터 의료 선교를 시작했는데 10년이 넘도록 하나님께서는 같은 곳으로 1년에 몇 번씩 선교 하도록 부르심에 순종하며 감당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기는 유산되어 잃었지만 그곳에서 3쌍둥이를 낳은 산모가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한
달 만에 3쌍둥이가 모두 죽는 것을 목격한 후 아들은 결심을 한 것입니다.
또한 CT 촬영기가 없어서 태아가 자궁 속에서 거꾸로 있는 것도 모른 채 있다가 죽는 경우를 보고 가슴 아파하며 CT 촬영기를 중국에서 수입하여 그곳에 가지고 가곤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의사들을 교육시키어 태아와 출생된 아기들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하게 자라서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 받기를 소원하며 기도하는 아들이기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내 아들아 내 말에 주의하며 나의 이르는 것에 네 귀를 기울이라.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0,23)